이 책은 설교준비의 실제적인 부분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앞에 읽은 ‘목사와 설교’가 설교와 설교자의 자세를 바로잡아 준다면 이 책은 설교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 지를 잘 가르쳐 준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이미 강의에서 다루어 졌기 때문에 이해도 쉽고, 많은 예를 통해 설명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도 편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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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장은 강해설교 자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강해설교자는 일곱 가지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1. 분명한 거듭남의 체험이 있어야 한다. 2. 복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 3. 분명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4.말씀을 제대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 5. 강단과 실제 삶의 거리가 멀지 않아야 한다. 6. 성경에 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해를 가져야 한다. 7.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이 일곱 가지는 설교자에게 분명히 필수적인 자질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강해설교자만의 자질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듯하다. 특히 강해설교자의 자질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의 능력에 대한 확신과 그 말씀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확신인 데 이 부분은 말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강해설교를 정의하면서 네 가지의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한다.먼저 본문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본문에 설교자 자신이 매여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본문을 해석해야 한다. 본문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이것을 조직해야 한다. 조직되지 않는 설교는 강해설교가 아니다. 그리고 강해설교에는 충분한 적용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정의에 입각해서 저자는 강해설교를 본문 강해설교, 제목강해설교, 전기 강해설교, 세 가지로 나눈다. 그러나 제목강해설교는 전통적인 제목설교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저자도 이점을 우려해서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분명하지 못하다. 또한 전기 강해설교는 모범적인 설교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오히려 강해설교는 본문강해설교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2부에 해당하는 실제적인 준비과정을 다루는 4장,5장,6장,7장에서 이 책은 진가를 발휘한다. ‘목사님 설교가 아주 신선해 졌어요’라는 책에서는 앞에서 다룬 설교준비 방법을 책 뒤에 잘 요약해서, 설교 준비할 때마다 참고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다. 이 책에 나오는 4-7장 까지도 잘 요약해서 설교 준비 시 마다 참고하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4장에서 가장 유익했던 부분은 ‘본론의 전개 방법 결정’이라는 장이다. 설교의 목적을 결정하고, 그 다음에 석의적 대지와 설교적 대지를 잡는다. 이렇게 대지를 잡고 나서 설교 내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설교는 본문과 청중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 대한 너무 자세한 설명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진환 교수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 증명, 적용이라는 단순한 원리로 설명하셨다. 이 단순한 원리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하지만 이 책의 저자의 말하려는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설명방식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하고, 본문에 따라서나 청중에 따라,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간의 변형을 준다면 힘 있는 설교가 될 것이다.
5장 한 장을 할애해서 적용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것은 적용을 중요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면서, 설교자들이 적용을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적용 역시 본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설교자들이 적용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설교자들은 본문을 잘 풀어 주기만 하면 청중이 자연스럽게 적용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적용을 하지 않는다. 또 어떤 설교자들은 적용을 본문과 상관없이 하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적용에 대한 잘못된 접근 태도가 설교를 망치는 것을 보게 된다. 잘못된 적용은 설교의 권위를 떨어뜨리거나, 청중의 마음을 닫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적용의 영역, 원리, 시기, 적용의 형태 등을 잘 고려해서 적용해야 한다.
6장에서는 보조 자료가 어떤 것이 있는지, 보조 자료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이런 저자의 가르침에 좀더 덧붙여야 할 것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보조 자료에 대한 태도이다. 어설픈 보조 자료는 오히려 설교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을 자주 본다. 정확하지 않은 자료나, 너무나 식상한 예화, 현실과 동떨어진 예화 가보지도 않은 외국 생활 이야기 등이 그런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러므로 기본적인 예화는 생활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일상의 삶을 잘 묵상하고, 관찰하는 것을 통해서 예화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예화를 적어 둘 수 있는 메모수첩을 항상 가지고 다니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그 메모들을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컴퓨터로 잘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설교자의 모든 삶이 설교로 맞추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삶의 모든 것이,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읽는 책 모두가 예화가 될 수 있다. 이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설교자로서 준비 해 두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예화는 설교의 작은 부분이지만 예화를 대하는 태도는 설교자의 삶을 지배하는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이 얼마나 구체적이며 상세한 지는 7,8장에서도 드러난다. 7장에서는 서론 결론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도움이 되었던 것은 서론과 결론을 유형별로 나누어서 보여주는 것이다. 서론은 이야기로, 예기치 않은 언명으로, 적절한 인용으로, 질문으로, 본문의 배경 설명으로, 비교나 비유로, 최근의 관심사나 뉴스로 시작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예들은 다른 방식으로 서론을 시작할 수 있는 창조적인 생각을 열어준다. 또한 결론에 대한 제안들도 참 유용하다. 결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설교준비가 잘 안되면 결론이 흐지부지 되거나 너무 간단하게 결론을 지어서, 설교를 잘 마무리 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결론은 청중을 최종 목적지에 안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결론의 중요성을 늘 생각하면서 결론을 잘 작성하기 위한 여력을 남겨 두어야 하겠다.
마지막장은 설교의 전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전달을 언어적인 측면과 비 언어적인 측면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측면 모두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측면 모두를 훈련하기 보다는 자신의 평소 버릇을 따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특히 몸과 손의 움직임까지 설교 내용에 따라 훈련하지 못했다. 그래서 설교시의 체스처는 항상 습관을 따라 나타나고 청중은 오히려 이것에 더 신경쓰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본다. 최근에 나온 어떤 책에서는 목소리도 훈련하면 달라진다고 말한다. 또 어떤 설교가는 거울 앞에서 표정연습을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작위적이어서 위선적으로 보여서는 안 되지만, 메시지를 위해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훈련해야만 한다. 그 동안 나는 이런 훈련이 나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면서 피해왔다. 그러나 이런 태도가 얼마나 교만한 태도인지 알았다. 하늘 임금의 메시지를 전하는 종으로서 그 메시지가 온전히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이 설교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설교준비의 실제적인 부분을 대부분 말한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말해준다. 그러나 이 책이 놓치고 있는 부분 중 가장 큰 것은 성경신학적 혹은 구속사적인 관점과 그에 입각한 설교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저자의 신학적인 배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이 책의 단점으로 꼽기는 어렵다. 오히려 독자의 입장에서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이런 점들을 더욱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