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허무는 일은 거의 끝났다.
새롭게 지을 집의 구조만 남기고 거의 모든 것을 허물었다.
무성하게 얽혀 있던 무화과 나무를 다 없애버렸다.
미니 포크레인이 들어와서 정화조 작업을 하면서 뿌리까지 다 들어냈다.
함께 있던 사철나무까지.
집이 완전히 환해졌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서는 갈등하고 질문한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나에게는 편리하고 좋지만 과연 자연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집을 고쳐 나가는 전체 과정에서 계속 질문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조금 편해 지고 아름다움을 누리겠지만 그것을 위해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파헤쳐야 하는 생각..
혹은 그 동안 나도 모르게 자연을 파괴하거나 아프게 하면서 살지는 않았는가 하는..
드디어 정화조가 자리를 잡았다.
이집을 지으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중 큰 것 하나가 해결되었다.
이 일에 동원된 미니 포크레인..
1m의 공간만 있어면 들어갈 수 있는..
초미니 포크레인이 집에 들어와서 파고 들어 넣고
그래서 겨우 겨우 정화조가 자리를 잡았다.
미니 포크레인 참 귀여우면서도 인간의 능력에 놀라웠다.
필요하다고 이런 것까지 만들다니..
부산에 10대도 없는 귀한 몸이란다.
토요일에는 돕는 손길들의 대거 투입..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이 와서 큰 도움이 되어 주었다.
집앞에 가득 쌓였던 쓰레기 더미를 다내리고..
집안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해 주었다.
그리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한 주간 참 힘들고 피곤한 시간이었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좋고..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손길들이 있어서 더욱 좋은 한 주간이었다.